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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borymommy 2024. 8. 3. 16:42

 

 

 

조각조각 이야기로만 알고 있는 오디세우스의 귀향 기를 이번에 읽게 되었다.  모험담인데도 이미 알고 있던 이야기라 인지 호기심과  재미를 주지는 않았다. 반면 <오뒷세이아>의 줄거리 배열, 구성이 입체적이고 현대적인 게 눈에 띄었다. 역시 나하며 호메로스의 유명세를 느꼈다. 트로이 전쟁 끝나고, 귀향길에 나서는 오딧세우스의 고생이 시간별로 죽 나열 된 것이 아니다. 트로이 전쟁이 끝난 지 약 10년이 돼 가는 시점에서 오딧세우스의 아들인 텔레마코스가 초반부에 등장한다. 세월이 흘러 서서히 잊혀가는 자신의 아버지 오딧세우스의 생사를 알아내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걸로 작품은 시작한다(1권 ~ 4권).  이후 5권 ~ 12권에서는 오딧세우스가 첫 귀향을 했을 때를 회상을 시작으로 방랑과 귀향으로 줄거리가 진행이 된다. 이 부분에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오디세우스의 모험담이 다 포함되어 있다. 오딧세우스는 로스토 열매를 먹고 망각으로 귀향을 잊은 부하들을 구해내는 일, 포세이돈의 아들인 외눈박이 식인 거인 폴뤼페모스의 눈을 찌르고 탈출하는 일(이일로 오디세우스는 포세이돈의 미움을 받아 귀향길이 더 힘들어졌다. 아이올로스의 도움으로 순조로왔던 귀향길이 부하들의 실수도 힘들어졌던 일, 키르케의 마법에 걸려 돼지로 변한 부하들을 구해내는 일, 저승에 내려가 망자들의 영혼을 만나는 일, 사이렌 노래를 피해 나오는 일 등등 수업이 많은 고초를 겪으면서 귀향을 하게 된다.

 

오딧세우스가 귀향길에 겪은 수많은 일들 중에 눈에 띄는 것

1. 외눈박이 식인 거인 폴뤼페모스가 오딧세우스의 이름을 물어보자 "있지도 않은 자"라고 대답한다. 스스로의 존재를 없애 버리는 상황이다. 이때만 해도 오딧세우스가 귀향길 초반이라 트로이 목마를 유명세를 탈 때인데 목적을 위해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도 않고, 가볍게 자신을 부정한다.

2. 사이렌의 노래를 듣고는 싶고, 이는 죽음에 이르는 길임을 알고 있는 오딧세우스는 자신의 몸을 묶고 노래는 듣는다. 본인의 욕구, 호기심을 채우는데 자신의 몸을 스스로 결박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책을 읽다 보면 이 유명한 장면이 분량이 1쪽이 채 안되어 살짝 놀랬다. 현대인의 욕망과도 연결시켜 많이 회자되는 이 장면은 역시 많은 생각을 끌어낸다. 

3.오딧세우스의 발목을  7년간 묶여 놓았던 칼륍소의 섬, 이 섬은 쉽게 말에 신들이 사는 지상낙원이다. 오딧세우스가 처음 1년은 행복하게 잘 살았다한다. 이 후 6년동안의 귀향에 대한 전의를 잃지 않고 있었다. 오딧세우스는 자신은 없어지고 불멸과 행복을 주겠다는 칼소의 제안을 거절하고 다시 귀향길에 나선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불멸과 행복"에서 개인적으로 "권태"를 느꼈다. 아마 오딧세우스는 이 비슷한 결을 하지는 않았을까 싶다.ㅎㅎ 오딧세우스의 결정에 충분히 동의가 되면서도 슬프다.

 

귀향 후 복수(13 ~ 24권)가 모험담 만큼 많은 분량으로 상세히 기술되어 있다. 살육전으로 복수를 하는 오딧세우스의 심정이 충분 이해는 되나 저렇게 할 수밖에 없나 싶다. 아마도 호메로스와 우리가 사는 현대와는 다른 정서로 이해하였다. 눈에 띄는 것은 거지꼴을하고 이카타에 돌아온 오딧세우스는 알아 본 이는 오딧세우스가 키우던 개와  오딧세우스를 키운 유모이다. 이것도 많은 생각거리를 제공한다. 또한 귀향 후 오딧세우스의 행적 중 거슬리는 것은 자신의 아내 페넬로페를 끝까지 테스트했다는 것이다. 엉뚱하지만 이몽룡이 암행어사가 된 후에 옥중에 있는 춘향이를 떠보는 장명이랑 오버랩되면서 불쾌했다.ㅎㅎ

 

대서사시를 다 읽고 난 후의 소감은 씁쓸한 슬픔이다. 어찌 보면 해피엔딩이니 즐겁고 감동이 와야 하는데 그렇지가 않다. 페넬로페가 20년 동안 남편을 기다리며, 구혼자들에게 시달릴 때마다 지쳐서 하는 게 있다. 죽음의 신이 자신을 빨리 데려가 달다고 빌었다. 그녀는 더 이상 살고 싶지가 않을 만큼 힘들고 불행했다. 그런가 하면 20년 만에 만난 남편을 보고 20년이란 세월 속에 청춘이 지나갔고, 이제 죽음을 바다 보는 노년으로 들어서는 현실에 속상해했다. 인간은 어찌 됐는 죽는 것이다. 그럼에도 논리적으로 설명은 안되지만 이해가 되는 게 칼륍소의 제안을 거절한 인간 오딧세우스의 심정이다. 고생을 사서 한다해야하나.. 아님 이게 인간의 숙명인가 싶어 뒷맛이 개운치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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