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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까지 실제 존재하였던 아일랜드의 마지막 막달레나 세탁소에서는 은폐, 감금, 강제 노역을 당하는 여성과 이이가 1~3만 명이었다 한다. 이런 역사적 사실을 사회적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은 소도시에서 사생아로 태어나 홀엄마 밑에서 성장했지만, 주변의 도움으로 건강한 어른이 된 '펄롱'의 시각이 소설 전체를 끌고 나간다. 지방 소도시에서 신분의 미천함에도 평범한 소시민으로 아내와 다섯 딸의 가장으로 펄롱은 하루하루 성실히 살아간다. 펄롱의 소망이라면 자신의 딸들에게 좋은 교육을 시켜 훌륭한 성인으로 키워 내는 거 정도이다.  어느 날 동네 수녀원에서 감금 상태로 강제 노역을 당하는 어린 미혼모를 보고, 부당함을 수녀원에 따지고 싶기도 하고, 미혼모를 도와주고도 싶지만 마음을 접는다. 동네의 유일한 교육기관인 수녀원에 자신의 딸들이 다니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수녀원에 땔감을 납품하는 일도 있고.. 현실적으로 수녀원과 척질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던 중 크리스마스에 어린 미혼모를 우연히 다시 만난 펄롱은 그 아이를 집으로 데려오면 소설은 마무리된다.

 

헐벗은 아이를 집으로 데려오는 펄롱의 마음속은 비장해 보였다. 어찌 보면 성실하고 인정 많은 펄롱에게 이 일은 세상을 향한 처음의 저항일 것이다. 많은 생각들이 그의 머릿속을 지나간다. 수녀원과 대척 관계에서 앞으로 다가올 재난, 본인의 성장 과정에서 겪었던 아픔을 치유시켜 줄 거 같아 보이는 어린 미혼모의 돌봄 등등 만감이 교차하리라 여겨진다. 단편임에도 사회의 부당함 끌어안고, 한 인간의 내면을 잘 혼합한 마음이 따스해지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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