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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의 단편집이다. 총 일곱 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렉싱턴의 유령》

인간의 유한함, 숙명적 외로움과 쓸쓸함에 대한 간결한 성찰을 담고 있다. 다 읽도 나면 잔잔하니 공허하지만 묵직한 무언가가 마음속으로 들어오는 기분이 들었다.

 

《녹색 짐승》

부모 자식간이든, 친구 사이이든, 아님 반려동물과 집사 사이든, 좀 더 확장해서 인간과 주변환경과의 관계에서든 무게 중심이 한쪽으로 몰리는 경우가 있다. 이때 갑의 무심한 이기심이 결과적으로 을에게 치명적인 상처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묘사한 작품이다. 강자가 약자를 보호하는 것은 당연한 얘기이다. 교과서적인 것을 말로 들으면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릴 수도 있다. 마치 애니메이션을 관람하는 듯하게 서술된 이 10쪽짜리 녹색 짐승은 읽는 이에게 강렬히 각인을 시킨다. 매력적인 작품이다.

 

《침묵》

학창시절 오자와는 왕따를 당한 경험이 있다. 보통은 왕따 당할 빌미를 제공해서 당하는 왕따와는 달리, 오자와는 무고하게 왕따를 당했다(오자와의 주장에 의하면). 힘든 시간을 침묵으로 일관하며, 정신력과 운동으로 극복한 오자와는 성인이 된이후 학창 시절에 겪은 상처의 고통과 회복의 과정을 풀어낸 작품이다. 왕따를 당한 경험의 장점은 인내력과 상대방에 대한 배려심이 커지고, 단점은 인간 불신감이다. 심지어 가족에게서도 이런 감정이 간헐적으로 일어나 힘들어한다. 긴 고통의 터널을 빠져나온 주인공은 아오키의 말을 여과 없이 믿고 자신을 왕따를 시킨 주변인들에게 대한 원망이 더 크다했다. 내일이 아니니 가볍게 지나가는 인간의 무심한 이기심이랄까. 무심히 던전 돌멩이에 연못 속 개구리가 죽는 경우도 있다는 말도 떠오른다.

 

《얼음사나이》

나는 얼음사나이라 칭해지는 남자와 결혼을 했다. 보통의 세속적인 조건과는 맞지 않는 남편감이었다. 그덕분에 나는 이 결혼을 반대했던 혈연ㆍ지연의 인맥들과 절연한 상태이다. 결혼생활은 별문제 없고 행복했다. 하지만 나는 단조로운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남편에게 더 집중해 들어갔다. 그 결과 남편을 제외한 외부와는 더 단절이 되고, 남편과의 관계는 긍정적으로 더 깊이가 생겼다. 모든 것들은 얻으려면 내놓아야는 게 항상 수반된다. 행복과 외로움, 공허, 사랑과 미움.. 적절한 균형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할 따름이다.

 

《토니 다키타니》

토니 다키타니는 태어난지 사흘 만에 어머니를 잃었다. 방랑기 있는 아버지 밑에서 외롭게 성장한 토니 다키타니이다. 항상 혼자임은 인생을 살아가는 전제조건으로 인식하고 특별한 괴로움 없이 성장한 토니 35세에 우연히 만난 15세 나이차이의 아내와 결혼한다. 사랑스러운 아내는 그녀는 옷을 좋아하여 고가의 옷을 병적으로 무수히 구입한다.(나도 까끔씩 느끼는 바닷물을 마시는 것 같은 쇼욕구랄까..) 이 부분이 아내의 유일한 신경 쓰이는 단점이지만 토니 다키타니가 경제적 능력도 있고, 여전히 아내를 사랑하기에 괜찮.. 교통사고로 급작스럽게 아내가 사망했다. 토니는 떠나간 아내를 회상하며, 아내가 남긴 무수한 옷과 구두를 처음엔 끓어 않고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가면서 아내의 유품은 토니에게 상실감만 느끼게 하고 그 이상의 의미는 없음을 인식하고, 유품을 처분한다. 아내 사망 2년 후 토니의 아버지가 간암으로 사망하고, 아버지의 유품인 방대한 재즈 레코드 컬렉션을 그동안 텅 비어있었던 아내의 옷방에 들여놓는다. 그렇게 1년 후 집안에 끌어안고 있는 레코드가 짐스럽게 느껴져서 처분한다. 이로서 토니는 진정한 외톨이가 되었다. 세상 어는 것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인간의 근원적 외로움, 공허함이 잘 묘사된 작품이다. 동명영화에서도 주인공 토니의 외로움ㆍ고독이 회화적으로 아름답게 묘사되어 있다. 영화추천^^

 

식상한 얘기이지만 인간은 누구나 외롭고 힘들다. 이를 긍정의 힘으로 수용하며 어떻게 대처해 나가는가에 따라 체감하는 힘들이 덜 할꺼라 여겨진다. 혼자서 잘 놀려고 노력 중인 내경우엔 독서가 중요한 친구가 된 지 오래됐다. 가끔씩 외로움을 는 인간들을 책이나 영화를 통해 만나면 위로를 받는다. 나만 그런 게 아니 구나하며.. 성장과정부터 외롭게 성장한 토니 다키타니는 이를 숙명으로 충분히 육체화 되어있다. 잠시나마 아내를 통해 사랑 내지는 돈으로 이를 극복ㆍ회피하려 했지만 잘 되질 않자 바로 알아차리고 토니는 외로움을 받아들인다.

 

《일곱 번째 남자》

유년기 태풍이 오는 시기에 바닷가 거대한 파도에 친구를 잃은 일곱 번째 남자의 회상이다. 친구를 도와 주지 못하고 혼자 살아남은 것에 대한 죄책감으로 40년을 보낸 일곱 번째 남자의 심리적 회복과 성숙에 대한 이야기이다. 공포(파도)를 피하기 위해 자신 안에 무엇(아마도 양심, 인격..)을 내준 것에 대한 회상이다. 유난히도 착하고 순수한 일곱 번째 남자이다.

 

《장님 버드나무와, 잠자는 여자》

무성한 장님 버드나무(상대방의 포괄적인 고통이랄까..)를 방치하고, 자신만을 위해 살아가는 보통의 우리들에게 일침을 가히는 단편이다. 액자형식으로 현재, 과거, 창작의 세계로 3가지 이야기 층위를 이루는 정교한 단편이다. 작가가 무척 공을 들인 작품이라 여겨진다. 당연히 개인적으로 울림도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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