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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제리 출신 작가 아시아 제바르가 프랑스어로 쓴 소설 작품이다. 알제리 하면 까뮈, 오래전 프랑스 식민지 국가였다는 것 정도의 정보가 다이다. 찾아보니, 프랑스 알제리령은 1820년 ~ 1962년까지로, 알제리는 약 80년을 식민지국으로 지냈다. 약 80년의 식민지기간에 알제리 국민은 자연스럽게 프랑스어에 익숙해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아시아 제바르, <프랑스어의 실종>

 

 

이 작품의 주인공 베르칸은 1991년 가을에 망명지인 프랑스에서 자신의 모국인 알제리로 귀향한다. 베르칸은 어린 시절부터 프랑스어로 교육을 받고, 사고방식도 프랑스어에 입각할 것이다. 베르칸은 프랑스의 식민지를 겪었던 알제리 국민이다. 게다가 베르칸은 청소년 시절 정치범 수용소에서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프랑스 여인 마리즈에게 이런 일을 시시콜콜 말하기도 그렇고.. 이 둘 사이에는 베르칸만 느끼는 한계가 있다. 귀향 후 베르칸은 과거, 현재를 회상하며 프랑스어로 글을 쓰다가 어느 날 갑자기 실종이 된다. 이후 베르칸의 주변인물로 이야기 전개가 되면서 소설은 마무리된다. 식민지에서 벗어났지만 여전히 정치적 혼란을 겪고 있는 알제리는 프랑스어 사용을 극단적으로 제재를 한다. 이런 사정으로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지식인들은 주변 제3 국으로 망명을 한다. 이 과정에서 몸을 피신하지 않은 베르칸은 실종이 된 것이다.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외부적인 요인으로 프랑스어로 기본교육을 받고, 평생을 프랑스어로 글을 써온 수많은 이들이 알제리에 있을 것이다. 해방이 되었다고 하루아침에 프랑스어로 글을 못쓰게 하면 그들은 어떻게 하란 말인가? 베르칸도 평생 프랑스어를 쓰지만 자신의 모국에서 느껴지는 친밀한 정서가 있긴 하다. 어찌 됐든 프랑스는 그에게 외국어이니.. 그래도 쓰던 글을 바뀌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식민지의 폐해가 어디 한두가지 이겠나.. 이 작품은 사용하는 글, 언어를 매개체로 한 피식민지국의 비극에 촛점을 두고 읽으면 색다른 맛이 있다. 식민지하면 저항운동, 독립군, 무력, 폭력 등등이 우선 떠오르는데, 이 작품은 문화적 부분을 다루었다. 식민지 문제가 주된 소제임에도 그 안에는 잠깐의 아름다운 사랑도 있다. 이 부분 읽으면서도 왠지 안 어울리는 소재가  절묘하게 잘 섞여간다 싶었다. <프랑스어의 실종>은 식민제 문제를 다룬 작품의 다채로움을 추가했다. 전체적으로 아름답고 슬프다. 베르칸 개인적으로나 알제리 국가적으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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