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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육점 주인들의 노래클럽

 

이 작품은 1차 세계대전의 끝에서 시작하여  2차 세계대전의 끝나면서 마무리되며, 미국 노스다코타주 아거스라는 소도시를 배경으로 한다. 두 번의 세계대전과 미국의 대공황으로 가늠되듯, 무수한 이야깃거리가 담겨있는 작품이다. 독일에서 미국으로 이민온 1차 세계대전 저격수인 피델리스가 운영하는 정육점 도축일을 중심으로 하고, 그의 가족과 다양한 이웃들의 이야기가 묘사되어 있다. 책에선 16장으로 이루어진 에피소드가 전개된다. 읽으면서 든 생각인데 미드로 만들어도 손색없을 만큼 흡입력 있고, 재미도 있다. 

 

전쟁과 도축일로 연상되는 "죽음"과 많은 등장인물과 가족으로 연상되는 "사랑", 이 두 요소는 작품 전체를 관통한다. 어찌 보면 죽음과 사랑은 인간의 삶과 뗄 수 없는 필수요소이다. 작품 전체에 이 두 요소가 끊임없이 대비되며 등장한다. 또한 주인공인 피델리스의 과묵함과 성실함, 에바와 델핀의 사랑과 헌신은 인상 깊다. 그런가 하면 그들의 한결같음과 헌신은 우리네 부모님들한테도 볼 수 있는 익숙함으로 중첩된다. 속으로 들어가 보면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는 이해가 안 되는 행동을 하는 등장인물들도 무수하다. 소도시를 공간적 배경으로 하여 무수한 이야기가 소개된다.

 

1차 세계대전에 독일군으로 참전했던 피델리스, 2차 세계대전에 각기 독일군과 미군으로 참전하는 피델리스 아들들, 이런 아들이 유대인을 학살했을까 걱정하는 엄마, 확대경을 대면 세상 모든 곳엔 이율배반적이고 사람 사는 세상은 요지경 속이다. 그 속에서 포기 안는 부모와 형제들의 우애가 눈에 띈다.

 

"죽음"과 깊은 연관이 있는 피델리스는 동네에 합창단을 꾸민다. 소도시이지만 다양한 직업군이 모여 정기적으로 합창을 하는데 이 것도 이채롭다. 달리 묘사한 건 없지만 합창으로 삶의 고단함을 희석시킬 수도 있고, 작은 동네에 긍정의 융합에도 기여했으리라 여겨진다. 

 

여주인공 델핀의 삶은 역경의 연속이다. 그럼에도 포기 안고 삶에 임하는 그녀를 보면 외부적 요인이 정말 중요하지만 본질은 내부에 있다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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