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스위스 주네브를 배경으로 한 불륜소설이다. 프랑스 국적 유대인 쏘랄은 국제연맹에 사무총장으로 근무한다. 그는 부하직원 아드리안 됨의 부인 아리안에게 첫눈에 반해 사랑을 하게 된다. 주네브 최고의 명문가 출신인 아리안도 계급이 낮은 됨과의 결혼으로 결혼생활이 행복하지 못한 상태이다. 비록 유대인이지만 쏠랄의 외부적 조건과 적극적인 구애로 아리안도 쏠랄을 사랑하게 된다. 이런 둘의 급작스러운 사랑의 도피로 남편 됨은 충격을 받고 권총자살을 하지만 실패하고 살아난다. 문제는 쏠랄과 아리안의 사랑의 도피 이후 약 2년 좀 넘는 기간을 거쳐, 이들이 받게 되는 형벌이다. 사랑으로 인한 행복이 불행, 죽음으로 진행되는 과정의 묘사가 인상적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불륜으로..
프랑스 대혁명 이후 근세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이다. 이젠 귀족계급은 예전 같은 실질적인 혜택은 없고, 과거의 영광만 안고 있는 상태이다. 부르주아계급은 그 틈을 능력과 돈으로 파고들며 귀족계급을 잠식시켜가는 중이다. 데그리뇽 후작은 급변하는 현실을 부정한 채 과거의 영광 속에 살고 있는 인물이다. 엄마를 잃은 자신의 아들 빅튀르니앵은 혼기를 놓친 자신의 여동생 아르망드 양에 의해 양육이 된다. 집안 분위기도 그렇고, 빅튀르니앵은 세상 분위기 파악 못하고 고귀한 피와 귀족적 소양만 교육이 된 막무가내 말썽꾸러기이다. 계속 사고만 치고 다니자 생활에 변화를 주기 위해 18세에 파리로 보낸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귀족 신분이 바로 계급 달고 군인이 되는 시절이 아니다. 그렇다고 프랑스 왕도 가문의 후광 빼..
1996년까지 실제 존재하였던 아일랜드의 마지막 막달레나 세탁소에서는 은폐, 감금, 강제 노역을 당하는 여성과 이이가 1~3만 명이었다 한다. 이런 역사적 사실을 사회적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은 소도시에서 사생아로 태어나 홀엄마 밑에서 성장했지만, 주변의 도움으로 건강한 어른이 된 '펄롱'의 시각이 소설 전체를 끌고 나간다. 지방 소도시에서 신분의 미천함에도 평범한 소시민으로 아내와 다섯 딸의 가장으로 펄롱은 하루하루 성실히 살아간다. 펄롱의 소망이라면 자신의 딸들에게 좋은 교육을 시켜 훌륭한 성인으로 키워 내는 거 정도이다. 어느 날 동네 수녀원에서 감금 상태로 강제 노역을 당하는 어린 미혼모를 보고, 부당함을 수녀원에 따지고 싶기도 하고, 미혼모를 도와주고도 싶지만 마음을 접는다. 동네의 유일한 교육..
노르웨이 스타방에르 출신의 화가 라스 헤르 테르비그(Lars Herterving, 1830~1902)의 삶과 가상의 인물로 라스의 누리 올리네를 중심에 두고 구성된 소설이다. 멜랑 콜리아Ⅰ에는 주인공 화자 라스의 시각으로 거의 대부분이 기술되어 있고, 멜랑 콜리아 Ⅱ 에서 세월이 흘러 치매기가 있고 죽음에 임박한 올리네의 시각으로 기술되어 있다. 시골 어촌마을 출신인 라스는 그림에 재능이 있어, 동네유지의 후원으로 독일 뒤셀도르프 예술 아카데미에서 당시 유명한 한스 구스 구테에게 그림을 배우고 있다. 라스는 스스로 그림에 재능에 자긍심도 높다. 하지만 이것을 제외하고는 내세울 게 없다. 빈곤한 가정 출신이라는 것 때문에 모든 면에서 위축이 되어 있다. 연애도 뜻대로 안 되고, 예술 아카데미 학생들하고도 ..
하루키의 단편집이다. 총 일곱 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렉싱턴의 유령》인간의 유한함, 숙명적 외로움과 쓸쓸함에 대한 간결한 성찰을 담고 있다. 다 읽도 나면 잔잔하니 공허하지만 묵직한 무언가가 마음속으로 들어오는 기분이 들었다. 《녹색 짐승》부모 자식간이든, 친구 사이이든, 아님 반려동물과 집사 사이든, 좀 더 확장해서 인간과 주변환경과의 관계에서든 무게 중심이 한쪽으로 몰리는 경우가 있다. 이때 갑의 무심한 이기심이 결과적으로 을에게 치명적인 상처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묘사한 작품이다. 강자가 약자를 보호하는 것은 당연한 얘기이다. 교과서적인 것을 말로 들으면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릴 수도 있다. 마치 애니메이션을 관람하는 듯하게 서술된 이 10쪽짜리 녹색 짐승은 읽는 이에게 강렬히 각인을..
토트 머리슈커는 전쟁에 참가한 아들 토트 줄러의 편지를 받는다. 줄러의 직속 상사인 소령에게 건강차 휴가를 가는데 자신의 집으로 가기를 권했다는 편지를 받는다. 산골마을 공기 좋은 토트 씨네 집에선 편지를 받은 후 온 집안이 비상상태로 전환 엄마, 누이동생 이 모두 함께 줄러 소령을 맞을 채비를 한다. 휴향차 온 줄러 소령을 온갖 까탈스러움으로 식구들이 힘들어하고, 특히 머리슈커는 줄러 소령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 놓인다. 주변 이웃들의 조언도 타인의 입장에서 쉽게 훈수를 두는 것이지 머리슈커의 입장에서 인간의 품위를 깨는 힘든 것들이다. 이래저래 힘든 손님맞이도 끝나고 줄러 소령이 떠나면서 모든 것은 이전의 평화를 되찾는다. 그러다가 마지막 페이지에서 일이 벌어지는데 이건 직접 읽어..